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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HR insight] 성과관리 혁신과 변화관리



많은 기업이 성과관리 혁신에 목말라 있지만, 현실에서 새로운 성과관리 방식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거나 변화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왜일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조직은 성과관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와 프로세스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도입되면서 행정적인 절차와 업무 요구가 추가되고 이로 인해 관리자의 부담과 구성원의 불만이 늘어난다. 야심 차게 도입된 제도와 프랙티스는 일상 업무와 괴리되고 '때가 되면 해치워야 할 일'로 인식되면서 의도했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비즈니스 요구도 구성원의 필요도 반영하지 못한 성과관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조직은 새로운 변화를 고민한다.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둔 성과관리 혁신

성과관리 전문가 풀라코스 박사는 성과관리의 혁신을 방해하는 부정적 사이클에서 벗어나 진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제도 개선'이 아닌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조직에서 제도를 효과적으로 바꾸면 행동 변화는 수반될 것이라고 가정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조직 구성원의 업무를 회사의 목표와 정렬시킴으로써 전사 차원의 성과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목표 캐스케이딩(goal cascading)을 도입했다고 해보자. 위계가 많은 조직에서 상위조직의 목표에 맞춰 하위조직의 목표를 계단식으로 정하다 보면 연초부터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전사, 본부, 실, 팀을 거쳐 개인 수준까지 내려오면 목표 수립은 '짜맞추기식'의 의례적인 활동으로 전락해 버린다. 목표를 애써 만들었어도 그사이 조직의 우선순위가 바뀌어 의미 없게 되기도 한다.

제도적인 접근과 달리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둔 접근에서는 '구성원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를 한 방향으로 정렬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행동이 무엇인가'를 먼저 묻는다. 그런 다음, 그 행동을 구성원들의 업무 흐름 속 깊숙이 고정시키기 위해 어떤 지원과 장치가 필요한지를 고민한다. 즉, 효과적인 성과관리 행동을 일상 업무 가운데 '빌트인(built-in)' 하는 것을 성과관리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것이다.

효과적인 성과관리를 위한 3가지 ‘핵심 행동’

IBM, MS, GE 등 성과관리 혁신 사례를 들여다보면, 이들 기업에서 성과관리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공통적으로 강조한 ‘핵심 행동’들이 있다. 기대와 목표에 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비공식적인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업무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어도비의 체크인 프로세스(Expectation, Feedback, Development) 역시 이 세 가지 행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효과적인 성과관리를 위해선 관리자뿐만 아니라 구성원도 이 행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 행동 1]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목표를 붙잡고 가기보다 현재의 필요에 맞춰 목표를 설정한 후 수시로 조정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 관리자는 구성원과 정기적으로 목표와 진척 상황에 대해 리뷰하고 구성원에 대한 기대를 수시로 공유하여 구성원이 자기 업무에서 경로를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구성원은 자신의 업무가 조직의 방향성과 어떻게 정렬될 수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정렬이 잘 맞지 않을 경우 관리자에게 조정을 위한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핵심 행동 2] 비공식적인 피드백은 학습과 변화가 필요한 바로 그 순간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1년에 한두 번 있는 공식적인 피드백 세션과 차이가 있다.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이 드러나거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거나, 해결해야 할 이슈가 발생한 경우, 관리자는 구성원에게 적절한 질문, 시범, 조언을 함으로써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고 구성원의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구성원이 좋은 성과를 냈을 때 즉시 이를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것도 비공식적인 피드백에 포함된다. 한편, 구성원은 필요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고 상사나 동료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자신의 성장을 위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 행동 3] 학습과 성장 역시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핵심 행동인데, 조직에서는 이를 '육성'이라고 표현함으로써 관리자의 역할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구성원 개개인의 강점, 역량, 경력 목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떤 점을 더 개발해야 할지 코칭하는 관리자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과제와 업무에 도전할 기회를 찾고 업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을 성찰하며 그 교훈을 자신의 업무에 적용하려는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구성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성과관리 혁신을 위한 변화관리 5단계

관리자와 구성원이 일상 업무 중에 효과적인 성과관리 행동을 실천하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과관리 제도에 대한 형식적인 설명회나 단발성 교육만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어려움을 이미 살펴보았다.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둔 성과관리 혁신을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단편적인 변화뿐 아니라 구성원의 심리적인 측면까지 포함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변화관리 접근’이 요구된다. 카길과 어도비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변화관리를 통해 성과관리 혁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래에서는 두 기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변화관리의 단계별 포인트를 짚어 보겠다.

1단계: 변화 계획

변화 준비는 직원 설문, 핵심 이해관계자 인터뷰, 성과관리 히스토리 분석 등을 통해 성과관리의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정보는 이후 변화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점을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성과관리 전략 수립의 근거 자료가 된다.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이와 함께 조직의 가치, 문화, 사업 전략에 대한 검토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카길과 어도비는 성과관리의 혁신 방향을 조직 민첩성, 비즈니스 전환과 같은 조직의 우선순위와 일치시킴으로써 변화에 대한 경영진과 구성원의 관심을 보다 쉽게 끌어낼 수 있었다.

2단계: 시스템 간소화

성과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시간 소모적이고 유용성이 낮은 성과관리 요소를 찾아서 간단하게 만들거나 제거하는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광범위한 목표 수립 절차, 의무적인 리뷰 세션, 지나치게 복잡한 평정 방식과 이를 위한 문서 작업이 그런 요소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느 정도 간소화해야 할지는 조직의 목표, 문화, 요구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어도비와 카길은 이 단계에서 연말 평가 폐지라는 다소 급진적인 결정을 내렸지만, 이것은 두 기업의 상황과 필요에 따른 선택이었을 뿐 상시 성과관리를 도입하는 모든 기업이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 시스템 간소화의 주된 목적은 조직 구성원들이 ‘성과관리의 가치’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활동을 제거하는 데 있다.

3단계: 방향성 공유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관리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셋을 구성원과 공유함으로써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형성하는 것이다. 카길은 미팅, 브리핑, 웨비나와 같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변화 추진 조직을 활용해 성과관리가 일상 업무 중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변화의 방향과 원칙을 공유했다. 어도비 역시 웹 콘퍼런스 등을 통해 매니저와 직원 간의 비공식적인 대화(Check-In)로 구성된 새로운 성과관리 모습을 제시했다. 두 기업 모두 이 과정에서 구성원과 WIIFM(What’s In It For Me?)*을 소통함으로써 이러한 변화가 관리자 혹은 직원으로서 나에게 어떤 혜택, 가치,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데 힘썼다. 구성원 개개인의 행동 변화를 끌어 내기 위해서 변화에 대한 개인적인 동기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한 것이다.

4단계: 행동 변화 프로그램 실행 성과관리 행동 변화에 필요한 역량 개발을 위해서는 강의장 교육보다 업무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다. 카길과 어도비 역시 외부 교육을 활용하기보다 현업에서의 학습을 최대한 촉진할 수 있는 변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실행했다. 카길은 효과적인 성과관리 행동을 구성하고 있는 구체적인 활동을 매니저와 구성원 입장에서 각각 정의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스킬 등을 영상물이나 가이드 형태로 제공했다. 또한 분기마다 새로운 성과관리 행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체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설계했으며, 단계마다 행동 변화의 정도를 확인해 볼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해서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조직의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변화 프로그램의 실행 방법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존 성과관리에 대한 불만이 높거나 변화관리의 성공 경험이 적은 조직의 경우, 타겟 그룹에 변화 프로그램을 실행해서 효과성을 먼저 입증해 보인 후 이를 전사로 확산하는 스몰 윈(small win) 전략이 효과적이다. 반면, 변화관리를 루틴하게 해왔고 성공 경험이 있는 조직의 경우, 변화를 주도하기에 가장 적합한 핵심계층을 정해서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사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다. 어도비의 경우 먼저 고위 리더에게 교육을 실시한 후, 매니저, 구성원 순으로 실시함으로써 상위 리더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였고, 매니저에게 예산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변화에 대한 오너십을 갖게 했다. 5단계: 평가 및 피드백 행동 변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변화를 확인하고 추가적인 지원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직원 설문을 통해 핵심 행동의 ‘실천 정도’와 성과관리에 대한 ‘인식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비즈니스 지표의 변화와 함께 분석한다면 행동 변화의 긍정적 영향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상시 피드백 앱과 같은 디지털 툴은 성과관리 실행을 지원해 줄 뿐 아니라 실행 성과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주어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한층 편리해지고 있다. 구성원의 마인드셋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은 제도를 뜯어고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지만, 조직에 빌트인 된 효과적인 성과관리 행동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영속적인 경쟁력으로 그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성과관리 혁신에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면,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핵심 행동을 찾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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